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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들레 풀피리
IP : 221.158.124.101  글쓴이 : 관리자   조회 : 2492   작성일 : 08-05-06 17:59:00

 

어릴 적 컴퓨터와 TV가 없던 시절에는 자연이 곧 놀이터였고 친구였으며 보금자리였다.  겨우내 황량했던 들판에 파란 싹이 돋아나는 봄이 오면 먹을거리와 놀 거리가 한결 많아진다. 특히 요즘 같은 사월과 오월에는 입맛을 자극하는 많은 풀들과 장난감으로 쓸 만한 풀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서 그야말로 하루해가 언제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들판을 헤집고 다니곤 했다.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한 가지씩 되새기며 나이 사십에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.


요즘 민들레가 한창이다. 추위에도 강하고 아무리 밟아도 여간해선 꽃을 피워내 풀뿌리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민들레는 참 고마운 풀이다. 아니 꽃이다. 민들레가 모여 꽃을 피우면 진노랑의 해맑은 꽃송이는 가꾸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겨나는 아름다운 꽃밭이 된다. 너무 화사해서 차마 눈을 크게 뜰 수조차 없다. 눈이 부시다. 대부분의 꽃은 시들 때 추한 모습을 보이지만 민들레는 시들지 않는다. 시들어 추한 모습을 절대 보이지  않는다. 한창 꽃을 피운 민들레는 스스로 꽃잎을 닫아 옷깃을 여민 여인처럼 고결한 자태를 간직한다. 아니 스스로 꽃잎을 닫아 새 생명을 잉태한다. 닫혀졌던 꽃잎은 며칠 후 민들레 홀씨로 다시 태어난다. 그리고는 바람에 새 생명들을 날려 보내고 난 후 그때서야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.


민들레가 홀씨를 다 보내고 나면 홀씨를 키우던 대공은 점점 말라가는데.. 이때가 피리를 불 수 있는 적기가 된다. 그저 대공을 꺾어 입술에 물고 불기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갖고 놀 수 있는 풀피리가 되는 것이다. 풀피리는 종류가 다양하다. 보리피리처럼 소리가 큰 것도 있고 '피'라는 풀처럼 병아리 울음소리가 나는 것도 있으며 쪽파를 따서 불어도 소리가 나고 봄철 물오르는 나무의 껍질로도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 수 있다. 하지만 보리피리는 때에 따라 소리 내는 기술이 필요하고 '피'라는 풀은 소리가 잘 나도록 자르는 기술이 약간 필요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손쉽게 만들어 불 수 있는 풀피리는 민들레 꽃대다. 민들레 풀피리는 소리를 다양하게 낼 수도 있다. 대공의 굵기에 따라 음역이 다르고 길이에 따라서도 소리는 다르며 부는 세기에 따라 또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. 두 손을 이용하여 기교를 부릴 수도 있는데 굳이 기술을 부리지 않아도 '삐 ~ '하는 소리만 나더라도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장남감이 아닐 수 없다.

요즘 목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. 그중에는 아이들이 절반을 넘는데 개구진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는 풀피리만한 것이 없다. 그저 입에 물고 불기만 하면 아이들은 그 소리의 음원을 찾아 귀를 쫑긋 세우고는 이내 풀피리 앞으로 몰려든다. ' 아저씨 뭐예요?', '하나 만들어 주세요.' 아이들은 내 몸을 포위하며 풀피리를 달라고 아우성이다. 미리 꺾어온 민들레 꽃대를 하나씩 잘라주고 나면 아이들은 한동안 조용해진다. 하지만 이내 다시 쪼르르 달려와서는 소리가 안 난 단다.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쉬운 풀피리도 요령은 있게 마련, 대충 설명을 듣고 난 아이들 중 서너 명의 풀피리가 소리를 내면 탄성과 탄식이 교차한다. 소리를 낸 아이들은 의기양양해져선 계속 불어대고 소리를 내지 못한 아이들은 애꿎은 민들레 탓을 하며 다른 것으로 바꿔 달라고 조른다. 소리를 낸 풀피리는 채 한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지만 한 번 소리를 내 본 아이는 평생 그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. 목장에 와서 송아지와 많은 동물들을 접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푸른 초원이 주는 또 하나의 행복을 덤으로 얻는 것이다. 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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